한양인을 위한 패션잡지, 하이제닉(HY-Genic)

어렵고 복잡한 패션이 아닌 '내일 내가 입을 옷'을 위한 패션이야기

 

"이번 스프링 시즌(Spring season)의 릴랙스(Relax)한 위크앤드(Weekend), 블루(Blue)톤이 가미된 쉬크(Chic)하고 큐트(Cute)한 원피스는 로맨스(Romance)를 꿈꾸는 당신의 머스트 해브(Must-have)." "워너비(Wannabe)들이 줄곧 따라 하곤 하는 클리셰(Cliche)로 유명하다." 외래어와 전문용어가 뒤덮인 문장. 유명 패션 잡지에서 실제 사용하고 있는 문체다. 패션을 어려워하는 이들이 더욱 겁을 먹게 만든다. 이에 '패션은 어렵지 않다'며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지침서가 있다. 바로 우리대학 의류 학술 매거진 '하이제닉(HY-genic)'이다.

 

아쉬운 2%를 위해 하이제닉이 태어나다

 

   

장난기 많고 꾸미기 좋아하는 의류학도 여학생 두 명은 수다를 즐기러 카페로 향했다. 여유를 즐기던 중 두 학생의 레이더망에 걸린 이가 있었다. 큰 키와 넓은 어깨, 좋은 신체조건을 가졌지만 패션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공학도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 공학도와 비슷한 외형의 한양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두 소녀는 전공을 살려 이들에게 도움을 주자고 결심했다. 이혜린(생과대·의류 2) 씨와 이주희(생과대·의류 2) 씨의 이야기다. "안타까운 마음이 컸어요. '정말 아주 사소한 도움이 더해지면 달라보일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자고 결심했죠." (혜린) 하이제닉 창단멤버이자 대표인 혜린 씨는 주희 씨와 의기투합했다. 함께할 멤버를 모았다. 지난해 6월, 9명의 의류학도가 모였다. 우리대학 영문 표기 약자인 'HY'에 '적합한'을 뜻하는 접미사 '-genic'을 붙여 이름을 지었다. 비전문가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준의 리얼 스트릿패션(Street Fashion)으로 잡지 방향을 정하고 9월, 본격적인 발간을 시작했다. "우리 매체는 선두주자가 아닌 '후발주자(follower)'를 지향해요. 센스 입게 잘 입는 후발주자요. 많은 매체에서 '스트릿패션'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하지만 잡지 속에 등장하는 스트릿패션은 굉장히 독특해요. 실제로 보거나 시도하기 힘든 패션이 대부분이죠. 몇 걸음 걷지 않아도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하지만 센스 있는 진짜 거리의 사람들을 보여주는 잡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우리대학 공과대학생'에게 도움을 주려는 처음 취지에 맞게 '우리대학 내'라는 경계선을 정했어요." (혜린)

 

발로 뛰어 얻은 아이템과 전문지식의 만남 

 

   


하이제닉은 직접 발로 뛰어 우리대학 학생들의 스트리트 패션 정보를 제공한다. 캠퍼스를 거닐다 '평범과 센스'라는 하이제닉의 취지에 맞는 학우가 지나가면 현장 캐스팅을 한다. 취지를 설명하고 즉석에서 사진을 찍는다. 사진과 구매정보를 제공한다. 한 쪽 면에는 패션정보가 담긴다. 그 주의 모델의 패션아이템 중 한가지를 정해 전문적인 정보를 담는다. 이 때, '의류학과'라는 전공이 빛을 발한다. 전공지식과 더불어 트렌드 코리아, 쎄씨 등 유명 잡지를 참조한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다. 정보 재가공 시, 독자들이 코디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인 만큼 어려운 표현은 삼간다.

 

취재부터 최종본까지 모든 과정은 학생들의 손으로 이뤄진다. 현재 소속된 19명의 팀원 중 취재를 맡고 있는 17명의 학생들은 두 팀으로 나눠져 2주에 한번씩 현장취재를 나간다. 서울캠퍼스 애지문 앞의 사자상, 한마당, 공과대학 건물 앞이 주된 잠복근무지다. 현장취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를 바탕으로 자료조사를 한다. 원본자료들은 디자인팀에 넘어간다. 2명의 멤버로 구성된 디자인팀은 이를 보기 쉽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한다. 작업을 마친 클립은 피드백 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하이제닉은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과 만남을 갖는다. 매주 월요일마다 페이스북 페이지(http://www.facebook.com/HYgenic.kr)와 블로그(http://www.hy_genic.blog.me)에 클립을 업로드한다.

 

새로운 시도로 '한양패션'을 디자인하다

 

첫 업로드를 시작한지 한 학기. 시작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새로움을 시도해왔다. 지난 12월부터는 '웹진'도 발간했다. 웹에서 보는 매거진은 한 달에 한번 제공된다. 한 달 동안의 클립 모음에 하이제닉 소속 에디터들의 칼럼이 추가된다. 의류학과 행사, 패션에 관한 대외적인 활동에 관한 정보도 담겨있다. 웹진은 페이스북 페이지 뿐 아니라 한양뉴스포털(http://www.newshyu.com/cover/viewContent.php?idxno=87)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기획도 준비하고 있다. 새 기획은 '왕십리 옷가게 분석'. 옷을 어디서 사야할지 모르는 한양인을 위해 왕십리 내 의류상점을 분석했다. 상점 별 특징, 장점, 주의할 점에 관한 정보를 2월호에 담았다. 이 외에도 교수님들의 패션, 패션잡지 소개 등 다양한 기획호가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 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하이제닉을 통해 저희와 한양인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요. 매주 클립을 만들며 최신 패션 정보를 접하다 보니 전공과 관련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저희는 학술적인 도움을 받지만 이를 통해 학우들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혜린) 하이제닉은 앞으로도 한양인의 패션 도우미로 함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주희 씨는 패션잡지 '크래커'를 예시로 들었다. 하이제닉과 비슷한 취지에서 시작해 지금은 손꼽히는 스트릿패션 전문 잡지로 성장했다고. "하이제닉은 이러한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대신 패션은 '특별한 날만 신경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평상시에도 입는 것'이라고 생각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주희) 접근하기 쉬운 패션을 전하기 위해 하이제닉팀은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캠퍼스 곳곳을 누빈다.

 

   

 

 

 

홍윤지 학생기자 yj09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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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진 사진기자 flowkj@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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