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취업 준비. 특히 대학 3, 4학년에 인턴십에 도전하는 학생이 많다. 학생들에게 대개 국내 대기업 인턴이나 해외 인턴이 인기 있지만, 최지윤 양(경영대·경영 4)은 청와대와 한국투자공사(Korea Investment Corporation) 등 ‘특별한 인턴십’을 경험했다. “때론 힘들기도 했지만 행복했어요.”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최지윤 양. 그의 이색인턴체험기를 들어보자.

대개 학생들은 대기업이나 해외로 인턴십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지윤 양은 인턴십을 한 곳이 특별하네요. 청와대와 한국투자공사에 어떤 계기로 지원하신 건가요.

두 군데 모두 공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보통 대기업 인턴십의 경우 실무를 배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에요. 한국투자공사는 소규모의 팀을 이루어 업무를 하기 때문에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청와대 인턴은 이번 정권에 들어 처음으로 생겼어요. ‘여기서도 인턴을 모집하는구나’하고 신기했습니다. 두 군데 모두 각 분야의 국내 최고전문가들이 모인 곳이죠.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곳에서 어떤 특별한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각각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셨는지 설명 해주세요.

한국투자공사에서는 작년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근무했어요. 주된 업무는 런던과 뉴욕에 있는 오피스와 연결해 북미, 유럽시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제조업, 의류,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합니다. 이미 투자한 곳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새로 투자할 곳을 분석하는 것이죠. 전 중국의 제조업 회사를 맡아 투자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한국투자공사는 45조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는 곳이에요. 게다가 일반 기업의 투자가 아닌 국가사업이죠. 공익적이고 전문적인 일이라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며 일했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작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근무했습니다. 인사과에서 경제비서관실로 이동하게 됐어요. 경제비서관실에서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준비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비상경제대책회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안건으로 진행됩니다. 매주 회의 주제에 맞게 회의개요를 짜고, 회의에 초빙할 참석자 명단을 작성하는 일을 했습니다. 게스트 초청 및 회의 당일 입장 동선까지 세부적인 사항을 모두 준비해야 했습니다.

업무량이 많아 보이네요. 바쁜 인턴생활을 보냈을 것 같은데, 인턴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청와대에서 인턴 할 때에는 6시 30분까지 출근하기 위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났어요. 퇴근은 보통 7시 30분이지만, 회의 전날에는 회의준비로 12시에 퇴근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한국투자공사에서는 7시에 출근해 새벽 2시까지 근무했어요. 주말에도 쉴 수 없었어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족한 부분이 보여서 퇴근을 할 수 없었어요. 한번은 보고서를 쓰다 ‘내가 왜 이것 밖에 못할까’하는 생각이 들어 남몰래 운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전부 행복한 추억이었어요. 나 자신을 발전할 수 있는 계기였던 거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는 회사가 좋은 곳인 것 같아요.

인턴생활을 하면서 실수를 하신 적은 없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준비할 때가 생각이 나네요. 보통 7시 30분에 회의가 시작하는데, 바로 10분 전에도 상황이 바뀌곤 해요. 한번은 회의 시작 10분 전에 대통령께서 회의에 참석하신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입장동선, 출입조치 등 대통령을 맞이할 모든 준비를 새로 해야 했죠. 입장하는 문에서부터 경호처까지 급히 연락을 전하고 전달할 자료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사무실에서 청와대 본관까지 뛰어서 15분 거리를 정신 없이 뛰어가다가 본관 앞에서 차량 한 대와 마주쳤어요. 알고 보니 대통령 차량이었어요. 너무 놀란 나머지 인사도 못하고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어요. 큰 실례였어요. 대통령께서도 당황하셨는지 가시는 내내 뒤돌아서 저를 쳐다보시더라고요(웃음).

청와대와 한국투자공사에서의 인턴십을 통해 어떤걸 배웠나요.

한국투자공사에서 근무했을 때는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TV에서 해외뉴스가 나오면 촉각이 곤두섰어요.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이 투자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항상 고민해야 했기 때문이죠. 때로 회의에는 해외의 거대 금융회사 대표가 참석해요. 그들에게 직접 자국의 경제상황과 대처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회사에서는 겪을 수 없는 경험이었죠. 사업 범위가 전 세계이다 보니 자연히 제 시야도 넓어졌어요.

청와대에서는 무엇보다 철저함을 배웠어요. 사소한 부분 하나도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사소한 일 하나가 큰 실수로 연결되기 때문이에요. 특히 중소기업이나, 일반 서민들이 대통령과 소통하는 자리에서는 작은 실수로 자칫 그 소통 기회를 막게 될 수도 있어요. 일이 끝나도 다시 철저히 확인하는 책임의식을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턴십을 준비하는 학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꼭 나중에 일하고 싶은 곳에 지원하길 바랍니다. 인턴십을 통해서 어떤 일을 배울지,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해요. 개인적으로는 실무를 배울 기회가 많은 소규모 집단을 구성하는 곳을 추천합니다.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내가 일을 하며 배울 수 있는 곳이 좋은 것 같아요.

면접 때는 당당하게 행동하세요. 당연한 얘기지만 면접 당시에는 긴장한 탓에 당당하게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보통 내가 여기에서 무엇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보다는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회사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을지를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강예슬 학생기자
102kys@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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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사진기자
kappa8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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