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의 다양한 교책연구센터 소개

한양대는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우수 연구자를 발굴하기 위해 교책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교책연구센터 산하 각각의 연구소는 모두 다른 방식과 모습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주 교책연구센터 소개에 이어 3개의 다른 교책연구센터를 방문했다.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란 우리 주변에 활용되지 않는 동력을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연구 분야다. 물의 흐름을 이용하는 물레방아와 바람의 힘을 이용하는 풍차 모두 넓은 범위에서 에너지 하베스팅이라 부른다. 에너지하베스팅센터는 이를 통해 지구와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립됐다. 센터장 성태현 교수(전기생체공학부)는 “에너지하베스팅센터는 분산된 에너지하베스팅 기술을 집약해 한양대가 세계적인 연구 거점센터로 자리 잡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며 “에너지하베스팅 분야의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를 위해 센터에선 전기, 기계, 자동차, 신소재, 유기나노, 도시, 물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융합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센터는 활용하지 않는 도로 위 에너지를 회수해 전력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도로에 주행 중인 차량의 하중 및 충격으로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그 원리다. 도로에 내포된 개념을 ‘소비’에서 ‘생산’으로 전환시키려는 시도다. 이외에도 마찰 시 발생하는 전기를 이용해 빛을 냄으로써 야간 작업자의 교통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자가발전 발광 안전 의복’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발광 안전 장비는 성동구와 세종특별자치시의 야간작업자를 대상으로 보급됐고 실제 사용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

 

성 센터장은 “Save Earth by Energy-harvesting Dream Center를 줄여 에너지하베스팅센터를 ‘SEED Center’라 부른다”고 했다. 풍요롭고, 따뜻하며, 깨끗한 세상을 위한 씨앗을 만들자는 의미다. 성 센터장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발판으로 에너지하베스팅센터가 에너지하베스팅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미래세대를 위한 대체 에너지 개발을 위해 헌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7월 개소한 에너지하베스팅센터는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 (출처: 에너지하베스팅센터)

 

   

에너지거버넌스센터는 에너지 관련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에 대한 고찰과 함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에너지와 기후 문제는 그동안 과학적 지식만을 필요로 한다는 인식이 만연했다. 하지만 센터장 김연규 교수(국제학부)는 에너지 문제를 사회적, 정치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분야를 접목해 에너지 문제를 바라봤다. “최근 많은 국가들이 에너지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를 국가 전체의 문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에 에너지 문제를 가장 잘 종합할 수 있는 학문은 사회과학과 국제정치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북미 셰일가스 혁명으로 인한 국제 정세의 변화는 센터의 중점적 연구 과제다. 셰일가스 혁명은 미국에서 천연가스의 한 종류인 셰일가스의 생산량이 급증함에 따라 미국이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김 센터장은 “셰일가스 혁명은 100여년 동안 에너지 생산을 지배해온 중동과 OPEC 위주의 에너지체제에 대한 지각변동을 의미한다”며 “에너지 독점적 생산국으로서 중동과 러시아의 지위가 무너지고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신흥생산국이 새롭게 떠오르게 된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센터는 에너지경제연구원, IEA, 독일의 국제문제연구소 등과 에너지 문제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올해엔 ‘신기후체제하 에너지외교 추진 방향’ 이라는 주제로 외교부의 용역연구를 수행해 기후 관련 정부정책의 입안에 기여했다. 앞으로는 동북아 지역의 에너지 질서 변동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략을 연구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국제적인 에너지 문제에 대해 “에너지 소비국과 생산국 간 이해관계의 충돌을 중재할 중립적 기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했다. 때문에 센터는 자원 문제들에 대해 국가 간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을 이끌어낼 방안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김 센터장은 “한국의 에너지정책과 기후변화 정책이 앞으로 크게 변화할 예정이기에 향후 기후변화에 치중해 에너지정책 전략과 에너지시장 상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 에너지거버넌스센터는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출처: 에너지거버넌스센터)

 

   

한양예술종합센터는 한양대의 다양한 학과가 융합해 예술 공연을 기획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센터장 조주선 교수(국악과)는 “다양한 학과가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힘을 합쳐보자는 생각으로 설립하게 됐다”고 했다. “공연할 땐 공연자 뿐 아니라 기획, 무대 디자인, 의상 디자인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해요.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면 이 역할을 모두 해낼 수 있죠.” 조 교수는 한양대가 학과 간 교류가 적단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우리대학은 종합대학이라는 특성 덕에 여러 학과가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하고 있지 않아요. 공연과 음악회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할 때 우리대학에 훌륭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전문가를 섭외해 행사를 기획하죠. 학과 간 교류가 없어 서로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거예요.”

 

한양예술종합센터는 첫 활동으로 학교에서 일하는 미화원을 위한 자선 음악회를 열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도와주고자 할 때 먼 곳에서 찾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가까이에도 저희가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항상 청결을 위해 힘써주시는 미화원 분들께 감사함을 표하고자 음악회를 기획했어요.” 음악회는 성공적이었고 미화원은 공연을 기획한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양예술종합센터는 작년까지 두 번의 음악회를 개최했으며 앞으로도 매해 연말 진행할 예정이다. 또, 매 학기 6차례 성동구 인근 복지관을 방문해 음악 공연을 진행한다. 현재까지 총 18차례의 공연이 이뤄졌다. 지난해엔 지하철에서 시민들을 위한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양예술종합센터의 가장 큰 목표는 ‘학과 간 교류’다. 또한, 조 센터장은 교수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의 센터와 차별화되는 ‘학생 중심의 센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이 취지에 맞게 조 센터장은 학생들을 먼저 모집했다. 한양예술종합센터를 한양대 사회봉사단의 사회봉사 기관으로 편입해 학생들이 스스로 신청하도록 한 것. 봉사활동과 연계해 재능기부라는 뜻을 담아낸 것이다. 조 센터장은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나눔’의 가치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한양예술센터를 통해 한양인으로 구성된 하나의 예술 기획팀이 만들어질 날을 꿈꾼다.

 

   
▲ 한양예술종합센터 소속 학생들이 성동구 인근 복지관을 방문해 예술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 한양예술종합센터)

 

융합 연구는 단일 분야의 연구에선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길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융합 연구란 마치 비빔밥 재료들을 따로 먹을 때는 밋밋하지만, 함께 먹었을 때 각각의 맛의 합 이상의 새로운 맛을 표현해내는 것과 같습니다.” 에너지하베스팅센터장 성태현 교수의 말처럼 융합 연구는 단순 합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신흥 연구 분야를 발굴함으로써 기존 연구영역을 초월해 시대 트랜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교책연구센터의 장점”이라는 에너지거버넌스센터 김연규 교수의 말처럼 교책연구센터는 세계의 흐름에 발맞춘 글로벌 연구를 가능케 한다.


 

 

교책연구센터 소개는 하단 관련기사 중 ‘융복합연구의 산실, 교책연구센터를 방문하다 - 1’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글/ 최연재 기자      cyj0914@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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