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이번해에도 세계 최상위 1% 연구자에 선정
분자량이 작은 물질을 흡착 및 촉매 기술을 통해 제거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 개발
"대기오염이 존재하지 않는 수준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

'2022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HCR(Highly Cited Researchers, 이하 HCR)'에 김기현 건설환경공학과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HCR은 글로벌 조사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가 과학 및 사회과학의 21개 특정 분야, 여러 영역을 다루는 교차 분야에서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이다. 김 교수를 포함해 한양대 교수 5인이 지난해 HCR에 선정됐다. 김 교수는 특히 환경 및 생태학 부문에서 4년 연속, 공학 부문에서 2년 연속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HCR(Highly Cited Researchers)'은 과학 및 사회과학, 교차 분야서 지난 10년간 출판된 논문 중 인용 빈도가 가장 높은 논문을 작성한 세계 상위 1% 연구자를 의미한다
▲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HCR(Highly Cited Researchers)'은 과학 및 사회과학, 교차 분야서 지난 10년간 출판된 논문 중 인용 빈도가 가장 높은 논문을 작성한 세계 상위 1% 연구자를 의미한다

 

대기오염 물질 제거 기술을 선도하다

김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는 '대기오염 물질 제거 기술'이다. 김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를 개발해 HCR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상의 오염 물질은 분자량이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워 제거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물질들은 제거하기 어렵다"며 "작고 가벼운 물질을 제거할 수 있도록 흡착 및 촉매 기술을 적용한 기능성 소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기술은 공기 청정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김기현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환경 및 생태학 분야에서 4년 연속, 공학 부분에서 2년 연속 HCR에 선정됐다. ⓒ 황샛별 기자
▲ 김기현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환경 및 생태학 분야에서 4년 연속, 공학 부분에서 2년 연속 HCR에 선정됐다. ⓒ 황샛별 기자

약 30년간 대기오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 교수는 처음부터 해당 분야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한양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한 후 석사 과정에 진학한 김 교수는 당시 해양오염을 연구했다. 그는 "해양오염을 연구하며 해양오염과 대기오염이 상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게 됐다"며 "대기오염 진단 연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대기오염을 연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이어 "2014년 한양대에 교수 재직을 시작하며 오염 해결까지 연구하고자 기능성 소재를 활용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생선 조리나 새 차에서 맡을 수 있는 냄새로 사람에게 가장 해로운 물질 중 하나다. 김 교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매연은 일산화탄소, 황산화 등으로 구성돼 공기 청정기로 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제거하기 어렵다"며 "건강에 해로운 휘발성 유기화합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김 교수는 세계 최상위 연구자가 되기까지 많은 학문적 변화를 겪었다. ⓒ 황샛별 기자​​
​▲ 김 교수는 세계 최상위 연구자가 되기까지 많은 학문적 변화를 겪었다. ⓒ 황샛별 기자​​

 

세계 상위 1% 연구자가 되기까지

한양대 동문인 김 교수는 학부생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3, 4학년 때는 열심히 공부했지만, 저학년 때는 놀러 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학생이었다"며 "당시에는 큰 방향성 없이 살다 보니 졸업 당시에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었다"고 답했다.

김 교수가 재학생이던 1980년대에는 많은 학생이 졸업 후 기업에 취업하거나 고시를 준비했다. 그 역시 달리 대안이 없었기에, 졸업 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Florida State University)로 석사 유학을 떠났다. 김 교수는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방향성 없이 무작정 연구만 했다"며 "계속 공부하다 보니 흥미가 늘었고 연구 목표 의식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학문적 변화를 거쳤다. 학부생부터 2014년 이전까지는 암석, 해양학 등 주로 이론적인 분야를 다뤘다. 그 이후부터는 공학 분야를 주로 연구했다. 김 교수는 "학문적 변화를 겪으며 전문성이 떨어지기도 했었다"며 "당시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변의 도움 덕분에 연구 분야의 변화에 잘 적응했고 오히려 새로운 내용을 많이 배울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기오염이 존재하지 않는 수준까지 노력하고 싶어"

김 교수는 지난해 HCR 선정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진흥 유공자포상, 국가 석학에도 선정됐다. 또한 SCI급 저널에 950편이 넘는 논문을 게재하며 뛰어난 연구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대기오염 연구에 대해 김 교수는 "대기오염 연구는 작은 연구 분야지만 하나의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기는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연구를 하는 것이 큰 보람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공기 정화 기술보다 값싸고 효율적인 방법을 만들고 싶다"고 연구 목표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하나의 목표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좋은 소재를 만들고 싶다"며 "연구의 끝은 대기오염이 존재하지 않는 수준으로 근접해 가는 것이다"고 답했다.

 

​▲ 대기오염이 존재하지 않는 수준으로 근접해가는 것이 그의 연구 목표다. ⓒ 황샛별 기자​​
​▲ 대기오염이 존재하지 않는 수준으로 근접해가는 것이 그의 연구 목표다. ⓒ 황샛별 기자​​

 

한양인에게 전하는 조언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그는 "많은 도전을 통해 자신의 흥미를 찾고 그 분야에 시간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연구 성과의 비결인 '효율적인 시간 사용'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생활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시간을 많이 쏟는 것보다는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연구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면 창의적이고 주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갖고 거기에 시간을 쏟아 노력하는 태도를 기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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