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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인재상’ 받은 이호찬 동문(신소재공학부 14)

창의성으로 공동체 발전에 이바지한 인재에게 수여되는 ‘2020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이호찬 동문은 나노영챌린지 우수상, 개교 81주년 학생공로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세상을 바꾸는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연구 활동에 매진하는 한편, 한양글로벌라이언즈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열성을 다해 온 덕분이다.

글. 박영임 | 사진. 손초원

 

사랑의 실천은 주변에 관한 관심에서 출발

어디를 출입하든 발열 체크가 필수인 요즘, 건물 입구마다 설치된 열화상카메라는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풍경 중 하나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쉽사리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지 못하는 곳들도 있다. 감염병 방역, 관리에서도 빈부격차가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취업 준비만으로도 한창 바쁜 졸업 학기임에도 청소년들의 진로탐색 활동인 경기도 교육청 ‘꿈의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이호찬 동문. 그는 어린이집 교사를 꿈꾸는 한 고등학생으로부터 어린이집은 예산 문제로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그렇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직접 만들어 기증하면 어떨까?’ 안타까운 마음에 고민을 거듭하던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이호찬 동문은 15명의 지역사회 고등학생들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열화상카메라를 제작하기로 했다.

“비용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최소한의 부품으로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테스트 과정에서 몇 가지 오류들이 발생해 수정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확산으로 우리 생활은 나날이 윤택해지고 있지만, 사회 한편에는 그런 기술의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 역시 존재한다. 이호찬 동문은 엔지니어로서 이런 사각지대에 더욱 마음이 쓰인다고 한다. 재학 시절 ‘테크노 경영학’ 수업 중에도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불필요한 기능을 없애고 텍스트 크기를 키운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키오스크’를 제작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교내 ‘사랑의 실천 공모전’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이호찬 동문(신소재공학부 14)
이호찬 동문(신소재공학부 14)

사회공헌 활동은 나의 일상

이호찬 동문의 이력서를 보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분야에 관심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는 ‘한양글로벌라이언즈’와 교내 교육혁신팀의 서포터즈 ‘HY-ACE’, ‘창업지원단 서포터즈’로도 활동했다.

“교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다 해보고 싶었습니다. 학업과 연구 활동만 하면 항상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잖아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 평소 관심이 있던 교육, 창업, 외국인 학생을 위한 서포터즈 활동 등을 했습니다.”

군 복무 시절에도 이호찬 동문의 사회공헌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부대 인근의 초등학교에서 교육 기부활동을 한 것. 이쯤 되면 사회공헌 활동이 일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호찬 동문의 사회공헌 활동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다. 일찍이 엔지니어를 꿈꾸었던 이호찬 동문은 과학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동아리 지도 선생님이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그 영향으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캠프에서 재능기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졸업까지 장학금으로 학업을 이어가야 했던 가정형편도 그가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이유였다.

“그동안 사회의 지원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저도 사회에 도움을 주며 살고 싶습니다. 특히 저와 같이 어려운 여건의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는 ‘한양글로벌라이언즈’ 활동 모습.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는 ‘한양글로벌라이언즈’ 활동 모습.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재미가 없다면 꾸준히 활동하지 못했을 터. 학업은 물론 근로 장학생으로 일하면서 이 모든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재미있기 때문이란다. 거창한 사회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소한 활동들을 통해 주변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보며 충만한 보람을 느꼈다고 말하는 이호찬 동문.

“단지 아이들을 가르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고 싶습니다. 실제 지역사회가 달라지는 것을 보며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거든요. 무엇보다 이러한 활동들이 재미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기술로 사회문제 해결에 이바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 다양한 활동 이력. 혹시 학업에 소홀하진 않았을까. 하지만 뜻밖에도 이호찬 동문은 4점이 넘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쯤 되니 모든 것을 다 잘 해내는 ‘사기 캐릭터’에 가깝다.

수많은 사회공헌 활동 속에서도 엔지니어의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연구 활동에 매진했다는 이호찬 동문. 그는 독일에 있는 KIST 유럽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연구실에서 엔지니어로서의 경력을 착실히 쌓았다. 지난 2019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현장 맞춤형 이공계 인재양성 지원사업’에 참여해 학부생 중심 연구팀을 구성, 반도체 마스크 오염 방지용 필터인 ‘EUV 펠리클 개발’ 연구를 진행해 기대 이상의 성과도 거뒀다.

“2~3년 전 EUV 장비가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이끌었는데, EUV 펠리클 개발은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선결과제로 관심이 높은 분야입니다. 해당 분야의 권위자인 안진호 신소재공학부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EUV 펠리클의 수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국내 중소업체 발전에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소부장 산업이 발전해야 엔지니어의 위상도 높아지니까요.”

EUV 펠리클의 수율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2019년 나노융합성과전’ 우수상과 ‘X-Corps(현장 맞춤형 이공계 인재) 페스티벌’ 은상, ‘2020년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탁월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월,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취직했다. 드디어 엔지니어의 꿈을 이룬 것이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연구소에 오전 8시까지 출근하려면 동이 트기 전에 집을 나서야 하지만, 우수한 연구 환경과 역동적인 분위기에 절로 연구 열정이 샘솟는다. 한편, 취업과 함께 한양사이버대학원에도 입학한 이호찬 동문은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위한 꿈의학교 봉사활동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반도체 마스크 오염 방지용 필터인 ‘EUV 펠리클 개발’ 연구 이미지.
반도체 마스크 오염 방지용 필터인 ‘EUV 펠리클 개발’ 연구 이미지.

“국내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엔지니어로서의 역량을 쌓으면서 주말에는 취약계층을 위해 활동할 계획입니다. 이제 기술 혁신이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시대예요. 그래서 엔지니어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한 사람의 일생을 바꾸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이호찬 동문. 이제 막 사회를 향해 큰 걸음을 뗐지만 그의 포부는 거침이 없고 당찼다. 그러면서도 많은 엔지니어가 함께하길 바란다는 당부 또한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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